국회인권포럼 참석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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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제 20회 국회인권포럼에 갔습니다.

간략한 후기입니다.

제가 약 보름전에 고민했던 사항이 국회 인권포럼에서 다뤄진다는 소식을 접하고 반가운 마음에 국회로 향했습니다. 처음부터 참석하고 싶었지만, 오후 1시 30분에 병원예약이 되어있는 관계로 오후 3시 경에나 국회도서관 대강당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제가 대강당으로 들어갔을 때, "함께하는 시민행동" 정보인권국장 김영홍님 께서 "공공기관 정보접근성 현황과 개선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었습니다. 중간에 들어가서 모든내용을 들을수는 없었지만, "공공기관의 정보접근을 위하여 독점소프트웨어를 사용해야만 하는 것의 문제점, 싱가포르 전자정부의 모범예제등을 말하셨습니다.

다음 발표자로, "다음커뮤니케이션" 윤석찬 팀장님이 나오셔서(개인자격으로), "정보접근성 시연"을 하였습니다. 먼저 WWW의 모토인 "Universal Access"에 대한 정의를 먼저 하시고, "국회, 청와대, 정통부, 서울시" 홈페이지에 대하여 사파리(Mac), Mozilla Firefox 1.0(리눅스) 웹브라우저로 웹서핑을 하였습니다. 전자정부 홈퍼이지에서 민원을 넣기 위해서는 "인증"과정이 필요한데 둘다 불가능하였으며, (ActiveX 플러그인) IE에서만 돌아가는 자바스크립트로 인한 숱한 오류, 서울시 홈페이지에서는 특히 동영상 플러그인으로 윈도우의 프로그램만 지원하는 문제 등을 보여주셨습니다. 모든곳에서 회원가입조차 불가능하였습니다.

특히 윤석찬님은 "정보접근권 보장을 위하여 타 브라우저, 장애인용 홈페이지를 따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예제와 함께 강조하였습니다.

그리고 "패널토론"이 있었는데, 토론이라기 보다는 사회자가 주는 주제에 대한 패널들의 답변형식이었습니다.

일단, 토론과정에서 알게된 사실이 몇가지 있었습니다.

1. "정보접근권" 이란 개념이 생소하다는 것입니다. 그런 권리의 이름조차 모르는 채로, "정보접근권을 침해당했다"가 아닌 단지 "IE사용자가 아니라 억울하다"는 정도의 느낌이었던 것이죠.

2. 많은 선진국들은 "공공기관의 정보접근성을 법제화" 해 놓았다고 합니다. 미국은 연방법 section 508 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연방정부및 그 지원을 받는 단체들은 여러 플랫폼에서의 정보접근과 장애인의 정보접근을 W3C표준에 따라 보장해야 한다고 합니다. 특히 이 법안에 따르면 시장에서 일정 점유율 이상을 가지는 회사들의 홈페이지들의 정보접근권 규약 준수도 의무사항이라는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충북대 김석일 교수) 일본도 비슷한 내용의 법안이 곧 시행될 예정이라 하고요. 호주에서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때 입장권을 온라인으로 구입하지 못한 비IE유저가 소송을 내어 이긴 사건 이후로 공공기관 정보접근권 보장에 대한 법률이 생겼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월드컵때 그런 일이 있었다면..." 이라는 말에 사회자 곽동수 교수님이 "초반에 표가 잘 안나갔죠~" 한마디로 화기애애해졌었습니다.

PS.
KLDP의 여러 분들조차 "정보접근권"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할 "인권"인지 모르고 단지 "튀는 사용자들의 불만" 정도로 치부한다는 것이 문제의 심각성을 잘 드러낸다고 봅니다.

그리고...

입장할 때, 방명록에 이름 쓰니까 Haansoft 에서(Haansoft 로고가 쓰여있어 그렇게 추정) "소쿠리(SOQURI) 2.0"이라는 128M USB스토리지를 공짜로 주더군요. ^^ 아마 홍보용인가봅니다. 덕분에 잘 쓸것 같습니다.

exman의 이미지

저도 여름에 서울시에 비 IE 브라우져에서 바뀌버스교통체계에 대한 정보를 얻을수 없다는 이유로 서울시에 민원을 내었다가, 무시당했었는데, 이참에 법제화가 되어 바로잡아 졌으면 좋겠습니다. :)

관련 URL
http://bbs.kldp.org/viewtopic.php?t=41501&highlight=%B9%CE%BF%F8

서울시 민원 사이트가 개편되었군요.. 기존 민원들에 대한 조회도 안되네요. (모질라에서는 아예 조회 불가)
참고로 그당시 모질라로 민원 올리다가 쿼리문이 나오는 버그를 발견하고 찍은 스샷: http://exman.pe.kr/tmp/deleteme/bug.png :)

익명 사용자의 이미지

님의 2번에 덧붙여.. 508조의 조항에 의해 W3C표준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에 미연방 조달시장의 진입을 불허한다고 하는군요. 우리나라에서 미연방정부조달시장 점유율이 5%이고, 향후 15%로 높일 예정이라는데 그것을 위해선 W3C표준을 지키도록 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패널분이 강조하시더군요. 아울러 우리나라에도 그와 비슷한 법률이 제정되어야 한다는 뉘앙스로요..

또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모든 서비스대상자들에게 공평하게 제공되어져야 한다는 개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장애인이라고 해서, 비 IE사용자라고 해서, 노인이라고 해서 정보접근권이 침해받는다면 이것은 곧 인권침해라는 거죠. 중간의 논리전개는 지금 자세히 생각나지 않는군요.

특히 윤석찬님이 정보접근권 보장을 위해 타 브라우저, 장애인용 홈페이지를 따로 만들어야 한다라는 것이 잘못된 생각이라며 보여준 홈페이지가 인상깊었습니다. W3C표준을 지키고, 장애인 및 노인분들은 물론 각종 해상도와 PDA같은 기기에 까지 원활한 정보접근이 가능하게끔 하는 것이 단지 몇줄의 표준코드추가 및 W3C표준의 준수로 가능하다고 직접 시연하면서 보여주시더군요.

솔직히 이곳 KLDP에서조차도 튀는 몇몇의 불만으로만 이해하시는 것은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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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yama wrote:

솔직히 이곳 KLDP에서조차도 튀는 몇몇의 불만으로만 이해하시는 것은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어느 커뮤니티나 80%는 침묵하거나 지켜보고 20%의 튀는 사람이 의견을
주도하는 것 처럼 보입니다만, 꼭 그러한 것은 아닙니다. (파레토법칙이라나 뭐라나)

게다가 정보 접근권이라는 조금은 낯설은 주제였기 때문에 논의가 흐려졌던 것 같고요.

국회 포럼에서 어떤 얘기가 나왔는지 등등을 떠나서 이제부터라도 여러가지 현실적인 문제점을 쉽게 풀어갈 수 있는 방법을 시작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

gilchris의 이미지

국회에서 그 문제가 다뤄졌다는 것은 앞으로 노력한다면 이에 대해 많이 알릴 수 있고, 바꿔나갈 수 있고, 또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리눅스에서 인터넷뱅킹을 하고, 주민등록초본을 뗄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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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상으로...

익명 사용자의 이미지

네. ROM족님의 말씀이 옳습니다. 제 생각이 짧았군요.

혹시라도 제 말에 기분상하신 분이 계시다면 죄송합니다.(__)

jshin의 이미지

국회에서 그나마 이런 생각을 가진 의원들이 있어서 (뭐, 당을 가릴 것은 아니지만, 국회 *인권* 포험이 주최하는 행사 안내에 나온 세 의원이 모두 국보법 반대를 당론으로 하는 당 소속이니..... 다른 의원들도 많이 참석했기를 바랍니다.) 다행입니다. 미국의 미 연방 재활법 section 508나 캐나다, EU 각국, 호주 등의 관련 법에 대해서도 이제 알게 되었으니 입법이 이뤄질 것을 기대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최근 미 뉴욕 주 법무 장관은 ADA(Americans with Disability Act)가 인터넷 상에도 적용된다고 해석하여 연방 정부 기관이나 연방 정부와 계약을 맺은 곳 뿐 아니라 'public accomodation'을 제공하는 사설 웹 사이트도 일정 정도의 장애인 접근권을 가지도록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두 개의 인터넷 여행사(뉴욕 주에서 영업을 하는) 웹 사이트의 개선 약속을 받아 내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 분들을 위해 몇 가지 웹 사이트를 소개합니다. 그리고, 모질라 한국 사용자 모임(http://www.mozilla.or.kr)의 웹 표준화 운동에 좀더 많은 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셨으면 합니다. 참여라는 것이 별다른 것이 아니라 잘못된 웹 사이트 신고, 뭐가 잘못되었는지 분석, 편지 보내기, 전화 걸기, 게시판 글 올리기 등으로 꾸준하게 개선 촉구하기입니다.

http://www.w3.org/WAI
http://www.webstandards.org
http://www.anybrowser.org
http://www.section508.gov

http://gregshin.pe.kr/bbs/zboard.php?id=ud
(관련 글과 링크가 많이 있습니다)
http://gregshin.pe.kr/bbs/view.php?id=ud&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7

http://www.pbs.org/pov/pov2004/freedommachines/index.html
(미국 PBS의 접근성과 보조 기술 관련 특집 프로그램)

http://www.appleforum.com/showthread.php?s=bc3724ed8bc4fb4eb81d212e022b5c75&postid=150946#post150946
http://www.appleforum.com/showthread.php?s=bc3724ed8bc4fb4eb81d212e022b5c75&postid=151570#post151570

http://www.w3.org/2003/Talks/0922-rsoc-tbl/Overview.html
http://www.royalsoc.ac.uk/live/ (Tim Berners-Lee's lecture at the Royal Society )
웹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웹 발명자의 비전. 그의 비전과 한국 웹을 비교하면 한국 웹의 문제점이 극명하게 드러남. 작년 가을에 영국 왕립 학회는 Window Media를 통해 이 내용을 내보내서 플랫폼 독립성에 문제가 있었는데, 이제 좀더 많은 플랫폼에서 지원하는 Real Video로 바꿔서 Linux와 Mac OS X에서 보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군요.

익명 사용자의 이미지

행사 안내때는 호응이 별로 없어 매우 안타까웠는데 이렇게 후기에 많은 글들을 올리니 새삼 기분이 좋아지는군요.

KIPA는 정보접근 제약 문제 해결을 위한 법적, 제도적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입니다.

리눅스, 맥 사용자 여러분들의 지속적인 항의가 이어질때 관계기관들의 자발적 개선이 좀더 빨리 이루어지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