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해체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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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출처 : MicroSoftware/

마이크로소프트 해체 시나리오
세 조각의 \'베이비 MS\'로 나눈 뒤, 상상할 수 있는 갖가지 시나리오 만발

다 아는 얘기겠지만, 세상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를 미워하는 사람들이 참 많이 있다. 정말 MS가 그렇게 못된 회사이고, 빌 게이츠가 나쁜 인물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최소한 필자가 빌 게이츠의 입장이 돼 마이크로소프트를 이끌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아마도 지금의 빌 게이츠와 똑같은 마음자세로 일했을 것 같다. 아니 어쩌면 더 욕먹을 짓을 많이 했을 수도 있다. 원래 잘된 사람이 욕을 많이 먹기는 어느 나라 어떤 집단에서나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반면에 사회적으로 가장 영향력있고 또 존경할만한 사람을 꼽으라고 해도 빌 게이츠는 반드시 최상위 몇 명 안에 들어간다. MS 역시 존경할만한 기업체 리스트에서 꼭대기 근처에 위치할 것이다. 꼭 같은 일을 했어도 돈을 그만큼 벌지 못했다면 욕도 그렇게까지는 먹고 있지 않을 것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http://www.microsoft.com/billgates/).
어쨌든 MS가 독점을 자행하고 있다고 판결이 난 이상, 뭔가 그에 대한 조치가 있을 것 같다.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방안은 1980년대 초의 AT&T가 독점하던 전화 시장을 여러 개의 지역 전화회사로 강제 분할한 것처럼 MS를 두세 개의 독립 회사로 분리하는 안이다. 그렇게 되면 운영체제를 만드는 회사, 오피스와 같은 업무용 소프트웨어 회사, 그리고 다른 소프트웨어 회사 등으로 구분해서 만들게 되는게 일반 대중의 아이디어이다. 하긴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이미 MS 내부에서 나뉘어 있는 그룹별로 잘라내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 최대 데이터베이스 업체인 오라클(Oracle)의 최고 경영자인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의 생각은 다르다. MS에 대해 가장 신랄한 비판을 해온 그는 예의 방법으로 MS를 분할한다면 결국 3개의 서로 다른 회사가 각 분야에서 또 다른 독점을 하게 될 것이 뻔하다고 주장한다. 한 개뿐이었던 골치덩이 독점업체가 3개씩이나 돼버린다면 오히려 개선이 아니라 개악이 되는 셈이다. 생각해 보면 그것도 맞는 말이다. 그래서 그는 색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다. 즉 MS의 각 분야를 3개로 나누거나 꼭 같은 복사판 3개를 따로 만드는 방법 등을 통해 기존 MS의 축소판 회사를 3개 정도 세우는 안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그런 다음 첫번째 베이비 MS의 사장은 빌 게이츠가, 두번째 회사의 사장은 현재 MS의 2인자인 스티브 발머가, 그리고 초기에 MS를 공동 설립해 지금은 다른 회사에 더 열심인 폴 알렌이 세번째 회사를 맡아서 서로 머리 터지게 경쟁하도록 만든다는 아이디어이다. 그 결과로 각 회사가 서로 잘 하는 분야를 저절로 키우게 되고 경쟁에 떨어지는 분야는 축소되는 식의 형태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꽤 재미있는 아이디어인듯 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터무니 없지는 않다. 즉 세 사람은 서로 친한 사이로서 경쟁보다는 서로 짜고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해 거의 차이가 없는 제품을 만들어 실질적으로는 일반 소비자로 하여금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아니면 최소한 오랫동안 한 몸처럼 붙어지낸 빌 게이츠와 스티브 발머가 합작으로 폴 알렌의 회사를 제거하고, 둘이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아갈 수도 있는 일이다. 이것도 꽤 말이 되는 듯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훨씬 극적인 결말을 가져온다. 빌 게이츠와 스티브 발머는 둘이서만 잘 지내면서 살려고 하지만 폴 알렌은 그를 탐탁치 않게 생각한다. 이미 15년전에 MS를 떠났기 때문에 회사에 대한 깊은 애정은 없고, 단지 대주주로서 재산 가치에 주된 관심이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는 또한, MS가 독점 판결을 받기 이전에 이미 많은 돈을 들여서 케이블 네트웍 업체와 통신업체, 그리고 인터넷 방송업체 등을 인수했기 때문에 세 조각 중의 한 조각의 MS는 그의 전체 비즈니스의 일부분에 불과할 뿐이다. MS에 목을 걸고 있는 빌과 스티브와는 큰 차이를 보이는 점이다. 심지어는 NBA 프로농구팀(Trail Blazers)과 미식축구팀(Seahawks)까지 소유하고 있기도 하니 그의 다양성을 알 만하다(http://www.paulallen.com).
이제부터는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MS 해체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번 상상을 해보자. 어쨌든 폴 알렌은 대충 타협해서 지내려는 다른 사람 사이에서 사용자의 요구를 최대한으로 수용하고 가격을 최소한으로 내리는 등 그 두 사람의 정신이 번쩍 들도록 만들어 어쩔 수 없이 그들도 필사의 경쟁에 돌입하도록 유도해낸다. 그러면서 자신의 광활한 제국을 더욱 기름지게 가꿔나간다. 그러는 사이에 어느덧 컴퓨터 환경은 바뀌어 1999년과 같은 PC의 시대는 가버린다. 핸드헬드 컴퓨터가 파고들고, 휴대폰도 인터넷 기능을 갖추면서 PC 시장을 흔들고, 결정적으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II, 세가의 드림캐스트와 같은 초고성능 게임기가 자체 내장된 인터넷 기능과 DVD 기능을 통해 가정용 하드웨어의 패러다임을 뒤흔들고 소프트웨어 업체들도 그것들을 위한 다양한 가정용 소프트웨어를 출시하기 시작한다. 서버 시장에서는 OS가 사용되지 않는 기종들이 출현하고 리눅스도 득세해 결국 PC는 일부 가정과 기업체 일부에서만 사용되는 지경에 이른다. 따라서 그 배경이 탄탄한 폴 알렌의 베이비 MS를 제외한 다른 두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린다.
물론 아직 MS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지만 이런 시나리오를 상상해 보는 것은 꽤 재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여러분도 나름대로 이런 저런 시나리오를 만들어보는 것이 어떤가? MS의 경우뿐만 아니라 요즘 꽤 망가져있는 컴팩의 경우도 제법 얘기거리가 될만할 것이고, IBM 제국이나 애플의 경우도 괜찮을 것 같다. 이렇게 적고 보니 무슨 기업 소설을 쓰는 듯하기도 하다. 아무튼 상상은 즐거운 일이다.

정리 정주향 jhjung@infoag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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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부터 시작한 분들도 많은데,, 전 이제 시작이군요..